#18 [홀리데이] 그라데이션 기쁨의 12월

6f72f94b6af6f.jpg


연말에 넘쳐나는 물욕은 자연의 섭리

날씨가 부쩍 추워지고 새해가 코앞에 온 것을 실감하면
꼭 필요가 없어도 뭔가 사고 싶기도 하고, 선물하고 싶죠?
마음과 지갑이 함께 열리는 연말을 공략하는
취향저격 굿즈에 대한 글로리님의 인사이트와
몇 년을 기다려온 고인물의 인터뷰로
올해 마지막 웹매거진을 채워 볼게요.
모두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썸네일 이미지 : 산타 레츄자 ©플레이모빌




기다림의 미학(by 글로리)

2010년대에 들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어드벤트 캘린더’라는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코스메틱 위주로 시작해 초콜릿, 문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어드벤트라는 구조에 뛰어들었고, 연말의 하나의 문화가 되었어요. 패키지 속 내용물은 ‘기다림’이고, 하루하루 열어보는 문 하나하나가 연말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작은 행복이죠. 상품을 사고 기다린다니 신기하죠? 그 ‘기다림’ 이 주는 행복이야말로 어드벤트 캘린더만의 유니크함이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어드벤트 캘린더는 19세기 독일 가정에서 성탄까지 남은 날을 표시하던 행위가 상품화된 거에요. 초를 하나씩 켜거나 벽에 줄을 긋던 방식이 종이 형태로 옮겨졌고, 1908년에는 출판인 게르하르트 랑은 24칸이 있는 인쇄물을 만들었어요. 오늘날 어드벤트 캘린더의 기본 디자인이 이때 마련된 셈이죠. 처음에는 단순한 종이 인쇄물이었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게 하는 매력에 사람들은 좋아했습니다.

ebfd092d5b2a8.jpg

게르하르트 랑이 만든 최초의 어드벤트 캘린더. 그림, 엽서 등을 붙이는 등 간단한 형태 ©doinghistoryinpublic


브랜드를 24칸에 담다

문 하나를 여는 일은 아주 사소하지만, 그 사소한 행위 속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고자 하는 경험이 있어요.  24개의 칸이 곧 24번의 만남이 되고, 브랜드와의 타임라인이 생기죠. “오늘 열어볼 칸이 남아 있다”는 설렘을 줄 수 있구요. 서로에게 윈윈이죠? 단순한 연말 굿즈라기보다 ‘브랜드를 천천히 경험하는 방식’에 더 가까워요. 여러 브랜드가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일 거예요. 짧은 한 순간이 남기는 감정은 생각보다 오래 가니까요. 24일 동안 다른 ‘좋은’ 기분을 건네려면 패키징, 아이템의 구성이 중요해요. 


기다림을 표현하는 법

f025bb56bfed6.jpg10a8499f3128e.png52674b7647a8e.jpg

7a5da7109f656.pngee1ac7fc88c07.jpg

(좌측 상단부터) 1. 클래식한 종이문형 어드벤트 캘린더  ©디올   2. 실용적인 서랍장형 어드벤트 캘린더 ©조말론   3.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어울리는 오너먼트형 어드벤트 캘린더 ©아마존   4 감각의 추가. 푸드형 어드벤트 캘린더 ©삐아프   5. 이벤트에 적합한 디지털형 어드벤트 캘린더 ©디올 


종이문형은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달력처럼 생긴 판을 열면 작은 공간이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 일러스트나 패턴을 화려하게 넣기 좋아요. 대신 종이 내구성을 잘 잡아야 하고 한 번 열면 복구가 힘들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에요.

서랍장형은 작은 서랍을 하나씩 열어 보는 방식이라 보관성이 좋고 고급스러워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사용하기 좋아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아요. 다만 제작 난이도나 비용이 높은 편이라 제작 부담이 클 수 있어요.

오너먼트형은 24개의 작은 박스를 트리 장식으로 걸어 두는 방식이라 공간 전체를 사용하는 재미가 있어요. 다만 부피가 크고 보관 공간이 필요해요.

푸드형은 초콜릿, 티백, 커피 파우치처럼 하루에 하나씩 소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해요. ‘하루 한 조각’이라는 리듬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구성도 실용적이에요. 다만 유통·보관 기준 상 관리가 조금 까다로운 편이에요.

최근에는 디지털 어드벤트 캘린더도 나오고 있어요. 앱이나 웹 기반 구성으로 접근성이 좋고, 퀴즈·게임·미션 같은 요소를 하루 단위로 열 수 있어요. 촉감이 주는 즐거움이 없는 만큼 재미있게 기획을 잘 해야겠죠?


좀 더 나은 경험을 위해

문의 개폐감, 디자인, 색 모두 중요해요. 보통 연말 느낌이 강한 색상, 후가공을 사용하거나 브랜드의 색상을 녹여내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구조도 더욱 고급화되어 펼치면 작은 건물이나 풍경이 나타나는 팝업 방식도 자주 볼 수 있어요. 문을 열 때마다 작은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함이죠. 내용물은 주로 처음에는 가볍게, 중간에는 재미있게, 마지막에는 브랜드 시그니처 아이템을 넣어 “24개의 기분”을 기승전결로 표현해요.

b2a4a9986dea1.jpg

파리 생제르맹 데 프레의 서점을 모티브로 만든 딥티크의 2025년 팝업 어드벤트 캘린더.  황금빛 외관에 내부에 다양한 크기의 박스를 배치 ©diptyque


사소한 행복을 담고 담아서

별 건 아니어도 “하루에 하나씩”이라는 리듬이 생기잖아요. 직접 문을 열고 확인하는 작은 동작이 은근히 하루를 정리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문을 다 열고 나면 또 한 해가 자연스럽게 닫히는 기분도 들어요. 어드벤트 캘린더가 매년 다시 나오고, 또 매년 찾게 되는 건 아마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요?




크리스마스 패션 최강자(by 고인물)

연말 행사가 다가오면 꼭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이번에도 산타 스웨터를 입고 오실까요?” 라는 말을 매년 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몇 년간 눈독 들이며 지켜봐온 크리스마스 패셔니스타와의 짤막한 인터뷰로 연말 인사이트를 조금 화기애애하게 끌고 가보고자 합니다. 반갑습니다. 전략적산타님! 

8a71fe9994a78.jpg   43b7af604b715.jpg

1. 크리스마스 스웨터의 시작 2017년(왼쪽)   2. 2025년 송년회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 크리스마스 스웨터(오른쪽) 


Q.     이렇게 특별한 스웨터는 어디서 구매하시는 걸까요? 구매 비하인드도 궁금합니다.

A.     처음에 가볍게 h&m에 구경 갔다가 크리스마스 기분내기에 괜찮겠다 싶어서 구매해 보았습니다. 세일을 많이 해서 좋았던 기억이 나요. 몇년 전 전사 회식 때 입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서 (나만 좋아한 게 아니었어!) 그 이후로도 몇 장 더 구매했습니다. 다만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사무실에서 근무 중에 입기에는 너무 덥더라구요. 그래서 자주는 입지 못합니다....  어차피 1년 중 입는 시기는 정해져 있어서 아쉬울 따름이에요.


Q.     외국에서는 이런 옷을 어글리스웨터라고 해서 크리스마스에 다 함께 입더라구요. (제 눈엔 어글리가 아니지만?) 

b59e0c750ad95.jpg  51093e5e38975.jpg  274e9d68325bd.jpg

어글리 스웨터를 입은 배우 콜린 퍼스, 라이언 레이놀즈, 릴리 콜린스


    그 이후로도 여러 장을 구매하셨다고 하니 옷장 오픈이 시급합니다. 

A.     지금 같은 시즌에 혹시나 나올까 싶어서 h&m을 다시 기웃거려 봤는데, 판매가 부진했던 것인지 요새는 잘 나오지 않더라구요. 세일을 많이 하던 건 다 이유가 있어서였나 봐요..(ㅠㅠ) 그래서 요새는 꼭 어글리스웨터가 아니어도 홀리데이 시즌 기분이라도 내려고 빨간색, 녹색 옷을 보는 중이에요. 나이가 있어 예전만큼 과감하게 입기엔 용기가 필요하네요. 쑥쓰럽지만 이전에 구입한 스웨터들을 보여 드릴게요. 사진을 미처 찾지 못했지만 이거 외에도 더 있긴 합니다.

0a10193a878c3.jpg413283b461b32.pngb4b60fa4e6fb2.png6b8dafaa33a1a.png

모두 h&m 제품


Q.     평소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행복한 소비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외향형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사실 저는 꽤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옷 쇼핑은 그런 저를 밖으로 끌어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직접 사러 가는 과정도 하나의 운동이고, 새 옷을 사면 그걸 입고 외출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해지거든요. 매년 반응이 좋은 옷을 골라 입고 주변의 관심을 받아보는 것도,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저에게는 작은 ‘외향형 모먼트’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마음에 드는 독특한 옷을 산다는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스스로를 조금 더 밖으로 이끌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에요.


가장 바쁜 시기에 인터뷰에 응해 주신 전략적산타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리며, 이번 송년회에서도 예쁜 스웨터를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화사한 니트류를 참 좋아하는데, 저도 갑자기 한 장 사고 싶네요..

36943af0d7c79.jpg


Button Style Example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