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전통] 인데 [현재]보다 더 인기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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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보이즈가 이렇게 인기가 많다니

해외에 살고 있는 친구가 올해 할로윈 코스튬을
사자보이즈의 도포와 갓으로 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인기가 진짜였구나 하고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케데헌]을 시청하면서 가장 마음에 든 포인트는
영화 곳곳에 나오는 한양도성이나 한옥마을 등의 정취였는데요.
고즈넉함 속 화려함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적인 것’ 에 대한 글로리님의 인사이트와
디자인팀의 전통 모티브 작업을 소개할게요.

썸네일 이미지 : 탄생 70주년 한복 입은 미피·보리스 ⓒ㈜피플리 




한국의 온도(by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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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징어게임   2. 케이팝데몬헌터스 스틸컷 ⓒ넷플릭스

K-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전세계적인 인기가 ‘트렌디한 한국의 문화’ 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국적인 것’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20년 전 까지만 해도 전통 오브제는 박물관 유리장 안에 고정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브랜드, 패션, 공간 등 디자인 전반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어요. 가야금을 전자음으로 재해석한 사운드, 단청의 대비를 닮은 무대 조명, 한복의 실루엣이 녹아든 의상처럼요.


보존이 아닌 확장

전통 디자인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과도기가 있었습니다. 산업화가 시작된 1960~80년대엔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했죠. 단청의 문양, 한글 서체, 도자기의 곡선이 ‘한국적 미’의 상징으로 쓰였고, 주로 형태나 패턴으로 복원되었어요. 1990년대 이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였어요. 외형보다 감성, 그리고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한국적인 온도’가 주목받기 시작한 거예요. 한지의 질감, 한옥의 비례, 옻칠의 깊이 같은 요소들이 ‘한국적 감수성’으로 재해석되면서, 전통은 시각적 ‘형태’가 아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었죠. 이후 한류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전통은 ‘로컬 아이덴티티’의 영역을 넘어섰어요.


감각을 전달하는 네 가지 방식

요즘 전통 디자인은 과거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그 안의 미감과 정서를 오늘의 언어로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재해석에는 네 가지 방향이 있어요. 형태나 문양을 감각으로 옮겨 표현하는 감각화, 색과 비례 같은 구조를 다시 짜는 구조화, 우리의 생활 속으로 스며드는 일상화, 그리고 이야기를 품은 경험으로 풀어내는 서사화예요. 이 네 방향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결국 한 흐름으로 이어져 있어요. 


구조화: 우리를 표현하는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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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적·황·백·흑 으로 구성된 오방색   2. 전통 목조건축의 대표적 채색, 단청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3. 오방색을 활용한 ‘더후’ 로얄 아트 패키지. ⓒLG생활건강

한국 전통 디자인을 상징하는 대표적 색채는 풍수와 음양오행 사상을 시각화한 오방색(황,청,백,적,흑)이에요. 요즘 디자이너들은 이 오방색을 그대로 쓰지 않고, ‘배색’의 형태로 쓰고 있어요. LG생활건강의 브랜드인 더후는 2024년 ‘로얄 아트 기프트 패키지’를 통해 한국 전통의 색채와 형태를 패키지 디자인으로 풀어냈어요. 이 패키지는 단청과 오방색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감각화: 우리를 닮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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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려청자의 문양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케이스   2. 조선백자가 수놓아진 손수건 ⓒ미미달

보자기의 패턴은 현대의 미니멀리즘과 만나 절충되고, 단청은 로고나 활자 구조 속에 녹아들어 사용되기도 해요. 전통이 가진 ‘선의 감각’이 현대 디자인의 미적 감각으로 재탄생된거죠. 국립중앙박물관의 공식 굿즈 브랜드 미미달(MIMIDAR)은 이 흐름을 일상에 접목시켰어요. ‘전통의 상품화’ 라는 말이 낡게 들릴 수 있지만, 전통의 침투력을 높이는 과정으로 봐야 하죠!


감각화: 우리를 울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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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국립국악원   2. 어거스트 디 ‘대취타’ ⓒHYBE(유튜브 캡쳐)

음악·무대에서도 전통의 소리·이미지를 질감과 리듬으로 바꾸는 시도가 이어졌는데, BTS 슈가의 ‘대취타’는 한국 전통 관악기 태평소 소리를 핵심 모티프로 사용하며, 전통 음악의 어법을 현대 음악과 결합해 대중화를 시도했어요. 임금의 행렬 등에 사용되던 음악을 현대적 서사로 치환한 거예요.


일상화: 우리를 감싸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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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을 사뿐히 떠받치는 지붕을 표현한 건물. 콘크리트지만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처마의 모습 ⓒ오픈하우스서울
2. 전통 한옥 양식을 기반으로 기와를 연상시키는 지붕, 목재를 활용한 내/외부, 넓은 마당을 품은 구조의 따뜻한 느낌의 대사관 건물 ⓒ주한스위스대사관

한옥 역시 전통 건축이 ‘보존 대상’에서 ‘현대 공간언어’로 재해석된 사례예요. 서울시의 서울한옥 4.0 재창조 정책은 한옥 건축에 현대 소재와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한옥과 주거문화 체험 플랫폼으로도 활용하기도 해요. 단순히 ‘보는 것’에서 ‘경험하는 것’ 으로의 확장이죠.


오래된 것이 아닌, 오래 함께한 것으로

전통의 재해석은 미적 변화를 넘어 우리가 ‘한국적’이라는 감정을 새롭게 알아가는 소중한 과정이기도 해요.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느끼고 표현해낼까’가 새로운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축구만 독일 진출하란 법 있나(by 고인물)

지난 10월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 타라가 참여했다는 소식은 모두 알고 계시죠? 부스를 꾸밀 때 한국적인 요소를 포함하되, 다른 동양권의 문양과 헷갈리지 않는 한국만의 고유한 색채를 보여주고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색동 키비주얼을 의뢰받았습니다. 용 무늬, 금박, 꽃무늬 모두 예쁘지만 중국이나 일본과 헷갈릴 여지가 있어 색동을 채택한 것은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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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참가 브로셔 표지 키비주얼   2. 책갈피 굿즈 디자인 ⓒ타라티피에스


색동이 신났을 때 

곡선의 흐름과 생동감이 살아있는 색동 키비주얼은 선명한 색동 띠의 화려함을 살리면서도, 충분한 여백을 둬서 눈이 편안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색동을 제외한 다른 요소들은 모두 깔끔한 검정으로 정리해 색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죠? 북마크는 3종의 색동 베리에이션에 뒷쪽에는 모두 색동으로 꽉 채워 대비를 주고, 펀칭 구멍에 노리개 장식을 걸어 전통미를 극대화해 현지에서도 호응을 얻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작은 북마크도 예쁘지만, 확대해서 부스 벽에 붙인 게 정말 예쁘네요! 흰 타이벡 에코백과의 조화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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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부스 색동 적용 사례 ⓒ타라티피에스


결국은 만나게 되는

디자인은 전통이지만 제작 과정은 현대화되어 있고, 키비주얼을 담는 소재 또한 현대부터 사용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옛 것은 지금의 것과 만나고, 멀리 있는 사람들도 한 곳에서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그야말로 지금은 마주침과 재창조의 세상인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고인물과 글로리가 함께 웹매거진을 만드는 것도 일종의 만남이고 창조네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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