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Better Magazine
May 2026

삼촌 나 보기만 할게
by 고인물, 글로리
그러고 나서 들리는 와장창 소리
명절 때마다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소중한 아이들(?)
어르신들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묵묵히 안고 가는 취미. 바로 키덜트입니다.
예전에는 장난감이 아이들만의 것으로 여겨져 집에서 조용히 모으는 분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당당하게 드러내고 정보를 나누기도 하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마음껏 소비할 수 있는 지금이
오히려 장난감을 즐기기 더 좋은 때 같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키덜트 굿즈와, 아이들을 위한 키트에 대해 다뤄볼게요.
헤드 및 썸네일 사진 : 썸베 팀원들의 키덜트 아이템들
사진 제공 : 찰스마리맘, 리바이미새, 준담맘, 민첩한정영감, 스위밍최, 스뇽봉그
장난감이 나의 언어가 되기까지(by 글로리)
이제 장난감은 ‘누군가’의 취향을 나타내는 물건이자 소비 문화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어른 소비자가 완구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고, 일본에서도 캐릭터와 수집형 제품을 중심으로 완구 시장이 꾸준히 움직이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캐릭터 산업과 팝업스토어, 굿즈 소비가 맞물려 키덜트 문화가 더 넓은 라이프스타일 시장으로 번지고 있어요.
숨참고 세계관 다이브
키덜트 시장의 가장 큰 힘은 팬덤입니다. 캐릭터,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K-pop, 브랜드 협업까지. 사람들은 단순히 상품이 아닌 세계관을 구매하는 거죠. 팬들은 작은 차이도 알아봅니다. 표정, 대사 한 줄, 패키지에 들어간 장면 하나에도 ‘아는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 있죠. 도처에 수많은 가챠샵들을 보셨을 거에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시 뽑고, 중복 제품은 교환하고 팔기도 해요. 구매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봉과 공유, 교환과 수집으로 이어지는 거죠. 팝마트의 라부부 열풍은 이런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귀엽지만 살짝 이상하고, 익숙하지만 묘하게 낯선 캐릭터성은 강한 시각적 인상을 만들었고, 여기에 가챠와 한정판, 대형 피규어, 리셀 시장이 결합되며 하나의 현상이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도 달라졌습니다. 최근의 팝업은 짧은 기간에 강한 몰입감을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사람들은 구매 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의 경험을 얻기 위해 움직입니다. 진열대만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세계관 속 장치 등 SNS에 올리고 싶은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야 해요.

1. 홍대 근방의 다양한 가챠를 판매하는 샵 ⓒ헬로수미코 2. 팝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라부부 ⓒ중앙포토(중앙일보)
IPX, 캐릭터가 브랜드가 되는 방식
IPX라고 하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라인프렌즈라고 하면 훨씬 익숙하죠. 브라운, 코니, 샐리 같은 캐릭터들은 작은 메신저 스티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문/완구, 패션, 팝업까지 넓게 확장된 브랜드가 되었어요. 캐릭터의 세계관을 다른 브랜드나 아티스트와 연결해 계속 새로운 접점을 만들었고, BTS와 함께 만든 BT21처럼 팬덤과 결합한 캐릭터는 단순 굿즈를 넘어 “좋아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탄의 콜라보레이션 캐릭터인 BT21 ⓒ라인프렌즈
팬심 말고 나의 공간을 위해, 고전의 힘 레고
레고 보태니컬 시리즈처럼 꽃이나 식물을 브릭으로 조립해 인테리어 오브제로 두는 경우도 있어요. 장난감인 동시에 집 안의 분위기를 만드는 장식품이 되는 거죠. 레고 모듈러 시리즈는 어른들이 왜 여전히 장난감에 끌리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카페, 서점, 호텔, 경찰서처럼 익숙한 도시의 공간을 조립하고, 여러 건물을 이어 붙여 나만의 거리처럼 전시할 수도 있어요. 작은 간판과 창문, 계단, 실내 소품 같은 디테일의 재미도 놓칠 수 없죠. 패키지 또한 제품 보호의 기능을 넘어 첫 번째 경험 요소입니다. 상자를 열기 전의 기대감, 박스를 통해 보이는 제품, 시리즈로 전시할 때 일관성있는 비주얼, 이 모든 것이 세계관의 하나로써 포함된다고 볼 수 있어요. 모듈러 외에도 마블, DC 코믹스, 해리포터, 명화 등 분야도 정말 다양합니다.

1. 보태니컬 컬렉션 ⓒ레고 2. 레고 디오라마 ⓒ우기의 레고 사진 세상 블로그(woogihobby)
최고심, 귀여움보다 먼저 닿는 말
최고심은 국내 키덜트 시장에서 조금 다른 결을 보여 줍니다. 화려한 세계관이나 서사 없이 짧은 문장과 귀여운 그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려요. “괜찮다”, “잘하고 있다” 같은 응원의 말이 캐릭터와 함께 굿즈에 새겨지면서 하나의 소장품이 됩니다. 소비자는 캐릭터만 사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말투와 기분을 함께 삽니다. 자주 보이는 곳에 붙여 두거나 친구에게 선물하면서 작은 위로를 주고받는 식이죠. 키덜트 소비가 꼭 거대한 팬덤이나 고가 피규어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어요.

최고심과 콜라보레이션한 다양한 제품들. ⓒ@gosimperson
나를 표현하는 것
키덜트 시장은 장난감이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제는 꽤 주류가 된 흐름인 것 같아요. 쑥쓰러워 말고 퇴근길에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구매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건 네 거야 마음껏 만지고 쓰렴(by 고인물)
이번에는 썸베 작업물로 넘어가 볼까요? 글로리님이 키덜트라면 저는 키즈! 소개해 드릴 작업물은 MG새마을금고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제작한 신학기 키트입니다. MG새마을금고의 귀여운 캐릭터인 김금고를 모든 구성품에 활용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보았습니다.

MG새마을금고 입학 키트
귀여운 김금고가 다 했다


똘망한 김금고부터 활짝 웃는 김금고, 똑똑이, 우주비행사까지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 파일을 지원받았습니다. 제안 단계부터 너무 귀여워서, 최대한 많이 활용해보자는 방향으로 작업을 풀어갔습니다. 마우스패드와 노트에는 패턴 형태로 담아내고, 에코백에는 과감하게 크게 배치했습니다. 스티커 역시 빈틈없이 채워 넣었고, 요즘 유행하는 네컷 포카에는 약간의 데코와 변형을 더해 MG새마을금고의 아이덴티티와 위트를 한층 자연스럽게 녹여보았습니다. 실제로 제안 초기부터 완성본까지 큰 수정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꽤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연필 한 다스에 지우개 묶음을 받던 기억이 많은데요. 이제는 마우스패드에 볼펜까지 포함된 키트라니… 생각해보니 그땐 ‘키트 선물’이라는 개념 자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괜히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더 많은 선물이 만들어졌으면
이웃집 아이들을 오며 가며 마주치다 보면, 고사리손을 들어 인사하는 아기나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 건네는 어린이들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웰컴키트는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물론 직장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선물이지만요) 아이들을 위한 키트도 더 다양하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선물 하나가 아이들의 하루 기분을 바꾸고, 그 경험이 또 다른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그게 멋진 미래를 향하는 나비효과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_^)

Something Better Magazine
May 2026
삼촌 나 보기만 할게
by 고인물, 글로리
그러고 나서 들리는 와장창 소리
명절 때마다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소중한 아이들(?)
어르신들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묵묵히 안고 가는 취미. 바로 키덜트입니다.
예전에는 장난감이 아이들만의 것으로 여겨져 집에서 조용히 모으는 분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당당하게 드러내고 정보를 나누기도 하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마음껏 소비할 수 있는 지금이
오히려 장난감을 즐기기 더 좋은 때 같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키덜트 굿즈와, 아이들을 위한 키트에 대해 다뤄볼게요.
헤드 및 썸네일 사진 : 썸베 팀원들의 키덜트 아이템들
사진 제공 : 찰스마리맘, 리바이미새, 준담맘, 민첩한정영감, 스위밍최, 스뇽봉그
장난감이 나의 언어가 되기까지(by 글로리)
이제 장난감은 ‘누군가’의 취향을 나타내는 물건이자 소비 문화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어른 소비자가 완구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고, 일본에서도 캐릭터와 수집형 제품을 중심으로 완구 시장이 꾸준히 움직이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캐릭터 산업과 팝업스토어, 굿즈 소비가 맞물려 키덜트 문화가 더 넓은 라이프스타일 시장으로 번지고 있어요.
숨참고 세계관 다이브
키덜트 시장의 가장 큰 힘은 팬덤입니다. 캐릭터,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K-pop, 브랜드 협업까지. 사람들은 단순히 상품이 아닌 세계관을 구매하는 거죠. 팬들은 작은 차이도 알아봅니다. 표정, 대사 한 줄, 패키지에 들어간 장면 하나에도 ‘아는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 있죠. 도처에 수많은 가챠샵들을 보셨을 거에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시 뽑고, 중복 제품은 교환하고 팔기도 해요. 구매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봉과 공유, 교환과 수집으로 이어지는 거죠. 팝마트의 라부부 열풍은 이런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귀엽지만 살짝 이상하고, 익숙하지만 묘하게 낯선 캐릭터성은 강한 시각적 인상을 만들었고, 여기에 가챠와 한정판, 대형 피규어, 리셀 시장이 결합되며 하나의 현상이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도 달라졌습니다. 최근의 팝업은 짧은 기간에 강한 몰입감을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사람들은 구매 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의 경험을 얻기 위해 움직입니다. 진열대만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세계관 속 장치 등 SNS에 올리고 싶은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야 해요.
1. 홍대 근방의 다양한 가챠를 판매하는 샵 ⓒ헬로수미코 2. 팝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라부부 ⓒ중앙포토(중앙일보)
IPX, 캐릭터가 브랜드가 되는 방식
IPX라고 하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라인프렌즈라고 하면 훨씬 익숙하죠. 브라운, 코니, 샐리 같은 캐릭터들은 작은 메신저 스티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문/완구, 패션, 팝업까지 넓게 확장된 브랜드가 되었어요. 캐릭터의 세계관을 다른 브랜드나 아티스트와 연결해 계속 새로운 접점을 만들었고, BTS와 함께 만든 BT21처럼 팬덤과 결합한 캐릭터는 단순 굿즈를 넘어 “좋아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탄의 콜라보레이션 캐릭터인 BT21 ⓒ라인프렌즈
팬심 말고 나의 공간을 위해, 고전의 힘 레고
레고 보태니컬 시리즈처럼 꽃이나 식물을 브릭으로 조립해 인테리어 오브제로 두는 경우도 있어요. 장난감인 동시에 집 안의 분위기를 만드는 장식품이 되는 거죠. 레고 모듈러 시리즈는 어른들이 왜 여전히 장난감에 끌리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카페, 서점, 호텔, 경찰서처럼 익숙한 도시의 공간을 조립하고, 여러 건물을 이어 붙여 나만의 거리처럼 전시할 수도 있어요. 작은 간판과 창문, 계단, 실내 소품 같은 디테일의 재미도 놓칠 수 없죠. 패키지 또한 제품 보호의 기능을 넘어 첫 번째 경험 요소입니다. 상자를 열기 전의 기대감, 박스를 통해 보이는 제품, 시리즈로 전시할 때 일관성있는 비주얼, 이 모든 것이 세계관의 하나로써 포함된다고 볼 수 있어요. 모듈러 외에도 마블, DC 코믹스, 해리포터, 명화 등 분야도 정말 다양합니다.
1. 보태니컬 컬렉션 ⓒ레고 2. 레고 디오라마 ⓒ우기의 레고 사진 세상 블로그(woogihobby)
최고심, 귀여움보다 먼저 닿는 말
최고심은 국내 키덜트 시장에서 조금 다른 결을 보여 줍니다. 화려한 세계관이나 서사 없이 짧은 문장과 귀여운 그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려요. “괜찮다”, “잘하고 있다” 같은 응원의 말이 캐릭터와 함께 굿즈에 새겨지면서 하나의 소장품이 됩니다. 소비자는 캐릭터만 사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말투와 기분을 함께 삽니다. 자주 보이는 곳에 붙여 두거나 친구에게 선물하면서 작은 위로를 주고받는 식이죠. 키덜트 소비가 꼭 거대한 팬덤이나 고가 피규어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어요.
최고심과 콜라보레이션한 다양한 제품들. ⓒ@gosimperson
나를 표현하는 것
키덜트 시장은 장난감이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제는 꽤 주류가 된 흐름인 것 같아요. 쑥쓰러워 말고 퇴근길에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구매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건 네 거야 마음껏 만지고 쓰렴(by 고인물)
이번에는 썸베 작업물로 넘어가 볼까요? 글로리님이 키덜트라면 저는 키즈! 소개해 드릴 작업물은 MG새마을금고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제작한 신학기 키트입니다. MG새마을금고의 귀여운 캐릭터인 김금고를 모든 구성품에 활용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보았습니다.
MG새마을금고 입학 키트
귀여운 김금고가 다 했다
똘망한 김금고부터 활짝 웃는 김금고, 똑똑이, 우주비행사까지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 파일을 지원받았습니다. 제안 단계부터 너무 귀여워서, 최대한 많이 활용해보자는 방향으로 작업을 풀어갔습니다. 마우스패드와 노트에는 패턴 형태로 담아내고, 에코백에는 과감하게 크게 배치했습니다. 스티커 역시 빈틈없이 채워 넣었고, 요즘 유행하는 네컷 포카에는 약간의 데코와 변형을 더해 MG새마을금고의 아이덴티티와 위트를 한층 자연스럽게 녹여보았습니다. 실제로 제안 초기부터 완성본까지 큰 수정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꽤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연필 한 다스에 지우개 묶음을 받던 기억이 많은데요. 이제는 마우스패드에 볼펜까지 포함된 키트라니… 생각해보니 그땐 ‘키트 선물’이라는 개념 자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괜히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더 많은 선물이 만들어졌으면
이웃집 아이들을 오며 가며 마주치다 보면, 고사리손을 들어 인사하는 아기나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 건네는 어린이들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웰컴키트는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물론 직장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선물이지만요) 아이들을 위한 키트도 더 다양하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선물 하나가 아이들의 하루 기분을 바꾸고, 그 경험이 또 다른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그게 멋진 미래를 향하는 나비효과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_^)